IMF 한파 속, 데뷔조차 불투명했던 연습생들의 절망
1990년대 후반, 한국 가요계는 아이돌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수많은 소속사들이 새로운 스타를 꿈꾸며 연습생을 모았지만, 1997년 IMF 외환위기가 터지며 상황은 급변했다. 한 소속사는 데뷔를 준비하던 아이돌 그룹 멤버들에게 “일산 숙소에서 연습하며 지내라”는 통보만 남긴 채 사실상 방치했다. 회사 사정이 극도로 악화돼 데뷔는커녕, 멤버들에게 ‘너희 데뷔 못 해’라는 말조차 차마 꺼내지 못한 채 연락을 끊어버린 것이다.
참치캔과 라면, 그리고 옥수수…버티기의 나날
데뷔의 꿈만 안고 일산 허허벌판 숙소에 남겨진 연습생들은 참치캔과 라면으로 허기를 달랬다. 수확철이 되면 동네 옥수수를 몰래 따와 끼니를 때우기도 했다. 소속사의 방치 속에서도 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연습을 멈추지 않았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누가 지켜보지 않아도, 오직 꿈 하나로 서로를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6개월의 기다림, 그리고 기적의 시작
그렇게 6개월이 흘렀다. 소속사 사정이 조금 나아지자, 사장은 숙소가 비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정리하고 오라”는 명을 내렸다. 하지만 소속사 직원이 숙소를 찾았을 때, 연습생들은 여전히 그곳에서 연습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들의 끈기와 열정에 감탄한 사장은 “이들에게 앨범 한 장은 꼭 만들어줘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박진영과의 만남, 그리고 데뷔
소속사는 프로듀서 박진영을 섭외해 데뷔 프로젝트를 본격화했다. 연습생들은 마침내 ‘G.O.D’라는 이름으로 데뷔의 꿈을 이루게 된다. 데뷔 앨범은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고, G.O.D는 단숨에 가요계의 전설로 떠올랐다. 힘든 시절을 함께 버텨낸 멤버들은 무대 위에서 더욱 빛나는 존재가 됐다.
300억 신화, 그리고 국민 아이돌의 탄생
G.O.D는 데뷔 후 미친 듯한 인기를 누리며, 앨범 판매와 콘서트, 광고 등으로 3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그들은 ‘어머님께’, ‘촛불 하나’, ‘거짓말’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국민 아이돌로 자리매김했다. 멤버들의 끈기와 팀워크,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열정은 팬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포기하지 않은 꿈, 기적이 된 이야기
G.O.D의 데뷔 스토리는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다. IMF 한파, 소속사의 방치, 굶주림과 외로움…그 모든 시련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은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끝까지 버티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진리를 몸소 증명했다.